동남아시아 국가에서의 블록체인과 크립토

지금이야 “블록체인의 유즈케이스”라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 게이밍”을 떠올리지만, 사실 블록체인 게임이 시장에 주목을 받기 시작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 상승장의 시작을 알린 기술적인 혁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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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ckchain and crypto in Southeast Asian countries
*본 아티클은 Korea Blockchain Week 2023의 ‘Driving Blockchain Adoption in South East Asia’ 세션과 관련되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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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 때 P2E의 중심이었던 동남아시아, 왜 P2E였을까?

지금이야 “블록체인의 유즈케이스”라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 게이밍”을 떠올리지만, 사실 블록체인 게임이 시장에 주목을 받기 시작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 상승장의 시작을 알린 기술적인 혁신은 유니스왑의 AMM(Automation Market Maker)이었고 상승장 중반즈음 Play to Earn(게임을 플레이하고 토큰 보상을 받아가는 방식의 게임을 일컫는 말, 이하 P2E) 열풍이 불면서 블록체인과 토큰을 게임에 사용하는 것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P2E라는 개념을 시장에 널리 알린 프로젝트가 바로 동남아에 P2E 열풍을 일으킨 Axie Infinity(이하 엑시 인피니티)였다. 과연 엑시 인피니티는 무엇이며, P2E는 왜 하필 동남아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것일까?



1.1 엑시 인피니티, 그리고 더 나아가 P2E는 무엇일까?

엑시 인피니티는 말 그대로 Axie라는 캐릭터를 이용해서 상대방의 캐릭터와 대결을 하는 PvP 대전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캐릭터간 대전이 주 컨텐츠이기 때문에 캐릭터와 캐릭터가 쓸 수 있는 카드가 매우 중요하다. Axie라는 캐릭터는 NFT(Non Fungible Token)로써 그 자체로 매우 고유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유저들은 이 Axie들을 이용해서 대전을 하고 퀘스트를 수행하여 보상을 얻을 수 있다. 게임을 하기 위해선 무조건 3개 이상의 Axie가 필요한데, Starter Axies라고, 공짜로 얻을 수 있는 Axie들이 있으나 이들은 NFT가 아니기 때문에 대전을 통해 보상을 얻을수는 없고, 일종에 튜토리얼만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엑시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 P2E는 말 그대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이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게임 구조를 일컫는다. 토큰 보상으로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게임에 적용시킨 사례라고 할 수 있다. P2E게임들은 이전까지 잠잠하다가, P2E의 원조격인 엑시 인피티니가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두고 크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그 이후에 다양한 P2E 게임들이 시장에 등장하면서 2021년 블록체인 시장은 P2E로 대변될 수 있을만큼 다양한 P2E류 게임들이 주목을 받던 시기였다.

P2E 게임에 대한 유행은 특정 국가들에 국한된 것은 아니었지만, 유독 P2E에 대한 열성적인 국가들이 있었다. 바로 동남아 국가들이었는데, 엑시 인피니티를 개발한 Sky Mavis 라는 기업이 베트남 기업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동남아 국가들에서 P2E 게임에 대한 수요는 엄청났다. 왜 하필 동남아 국가들이었을까?



1.2 왜 하필 동남아 시장이었을까?

P2E 이전에도 동남아 시장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공략해야하는 핵심 시장으로 여겨졌었다(실제로 오미세고와 같은 프로젝트들이 동남아 시장의 금융 인프라 건설을 목표로 삼았었다). 그 이유는, 금융 인프라가 매우 열악한 동남아 시장에 블록체인만큼 궁합이 맞는 기술도 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필리핀의 예시를 들어보자. 필리핀 정부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2021년 9월 기준), 필리핀 성인의 약 30%만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모든 국민이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과 일본에 비교하면 정말로 낮은 수치이다. 같은 동남아 국가인 베트남이라고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Statista 가 2021년에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 인프라가 열악한 국가들 중 베트남이 2번째로 제일 열악한 국가로 나타났고 무려 전체 인구의 약 69%가 은행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아 국가의 금융 인프라가 얼마나 열악한지를 잘 나타내는 통계들이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열악한 금융 인프라가 발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서, 젊은 세대들은 전통 금융 인프라를 건너뛰고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채택하기 시작했고, 동남아 국가들은 세계에서 블록체인 월렛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가들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경우엔, 거의 모든 국민들이 계좌를 가지고 있다. 송금도 편하다. 토스나 카카오페이 같은 앱들이 아주 편리한 유저경험을 제공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가상자산을 거래소에서 거래만 할 뿐(언제나 중앙 거래소 거래량은 전세계 1등이다), 직접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대한민국과 같이 금융 인프라가 매우 탄탄한 국가의 경우, 블록체인은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보완재 정도로 여겨질 수 있는 반면, 금융 인프라 자체가 없는 동남아 국가에선 블록체인이 곧 필수재가 되기 때문에 이러한 본질적인 불편함이 동남아 사람들로 하여금 메타마스크를 다운로드하게 하고, 그 위에서 다양한 경제 활동을 만들게 된 것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게임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니. 얼마나 큰 기회인가? 이전까지 동남아 국가에서의 블록체인은 자산 송금의 수단이었다면, P2E게임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소득’을 벌게 해줬다. 즉, P2E 게임을 통해 동남아 국가에 사는 사람들은 블록체인을 통해 소득을 만들고, 만들어진 소득을 송금하고, 결제하는 모든 경제 행위들을 영위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물론 이러한 트렌드는 블록체인 시장이 전반적으로 주춤하면서 수그라들었지만, 아직까지 동남아 시장은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왜그렇냐고? 동남아 국가들의 인구들은 전 세계 인구의 8%밖에 되지 않는 반면, 이들이 온체인상으로 만들어내는 트랜잭션은 [전체 블록체인 트랜잭션의 14%](https://www.techinasia.com/mapping-crypto-landscape-sea#:~:text=Southeast Asia makes up 14,months of this year alone.)나 차지하기 때문이다. 동남아 크립토 시장과 관련해서 흥미로운 통계들을 한 번 봐보자.



2. 동남아시아 블록체인 시장 관련 통계들

필자가 위에서 언급한 통계들 말고도 동남아 시장이 블록체인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인 이유가 몇 가지 더 있는데, 단순한 추론이 아닌 통계에 기반한 사실을 바탕으로 한 번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다.



2.1 블록체인 친화적인 젊은 세대들이 굉장히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2030년 2050년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연령 분포 | Source: ESCAP)

크립토와 블록체인은 신기술이기도 하지만, 굉장히 어려운 UIUX를 가지고 있다. 물론 UIUX를 앞으로 개선해나가야 하겠지만, 당장만 놓고 봤을 땐 블록체인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연령은 2030 세대이다. 실제로 다양한 통계들이 보여주듯, 크립토와 블록체인은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들에게 더 큰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동남아 국가들의 젊은 세대 비율이다. 젊은 세대를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약 20세부터 50세까지의 사람들을 ‘젊다’라고 정의한다면, 동남아 국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젊은 세대들로 이루어져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2 암호자산을 들고있는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들 역시 동남아에 분포되어있다.


(국가별 암호자산을 들고있는 인구의 비율 | Source: Gemini)

미국의 유명 암호자산 거래소인 Gemini가 2022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암호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의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다름 아닌 인도네시아(41%)였다(인도네시아 인구의 과반수 이상이 암호자산을 미래의 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31%로 상당히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들이 암호자산을 들고있는 이유로 자국 경제의 불안정성, 자국 화폐의 가치 하락등을 꼽았다.



2.3 600개 이상의 암호자산 &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동남아 국가에 본사를 두고있다.

미국의 유명 VC인 White Star Capital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600개 이상의 암호자산 &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본사를 동남아 국가들에 뒀을 뿐만 아니라 1조원 이상의 펀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지표들을 통해 동남아 국가들이 블록체인과 암호자산 사업에 대해서 굉장히 우호적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3. 동남아시아에서 주목할만한 기업들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자산이 동남아 국가들에 매우 필요한 기술이라는 것은 잘 알겠다. 하지만 아직까지 동남아 국가들은 블록체인 시장에서 이렇다할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는 않다.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을 좋아하고 우호적이라는 통계들은 많지만, 블록체인 업계에서 실질적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기업들은 아직까지 많지 않아보인다. 아직까지 굉장히 소수의 동남아 출신 블록체인 기업과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필자가 봤을 때 매우 유의미한 아웃풋을 내고있는 기업들이 있어서 소개해보려고 한다.



3.1 Coin98

 


(Coin98 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의 일부 | Source: Coin98 Labs)

현재 동남아 블록체인 기업들 중에서 대중들에게도 가장 잘 알려져있으면서 가장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는 업체는 단연 Coin98이다. 이들은 블록체인 미디어, 투자, 프로덕트, 분석 툴과 같이 블록체인 산업을 위한 전반적인 인프라를 전부 제공해주는 기업이며 베트남에서도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 자체적인 토큰 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거래소도 가지고 있으며, 랩스를 통해 블록체인 관련 프로덕트들을 꾸준히 생산하고 지원하고 있다. 동남아 기업으로는 굉장히 드물게 해시드와 멀티코인등 업계의 유명 VC들에게 초기 투자를 받으면서 지금도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굉장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Coin98의 장점은, 블록체인을 사용함에 있어서 가장 큰 장벽인 월렛부터 서비스까지 전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저들 입장에서 비교적으로 쉬운 블록체인 사용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데에 있다(실제로 Coin98은 자신들을 All-in-One DeFi Platform이라고 소개한다).



3.2 M3TA

 

(Examples of M3TA Graphics | Source: M3TA)

M3TA는 Vietnam 호치민시에 본사를 두고있는 웹3 아날리틱스 회사로, 쉽게 말해 Dune Analytics의 편리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Dune 역시나 블록체인의 온체인 데이터들을 분석하고 관찰할 수 있는 플랫폼이지만, 코딩을 해야지만 데이터를 보거나 추출할 수 있는 반면, M3TA는 코딩을 할 줄 모르는 유저들도 쉽게 데이터를 추출하여 쉽게 블록체인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공할 수 있다. 같은 KBW의 파트너로서, M3TA의 서비스를 미리 써본 경험에 의하면, Dune보다 훨씬 더 편리한 온체인 분석 인터페이스를 제공해준다는 것을 느꼈고 훨씬 더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M3TA가 블록체인 시장에 가져다줄 가치가 매우 기대된다.



3.3 Suberra

(Suberra를 사용하는 과정 | Source: Suberra)

Suberra는 암호자산을 이용한 결제를 간편하게 만들어주는 결제 게이트웨이 서비스로서, 중앙 거래소든 개인 월렛이든 Suberra를 통해서라면 간편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이다. 유저의 입장에서 Suberra의 가장 큰 장점은 Suberra을 통해서 결제를 진행할 때 GAS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Suberra가 대납해주는 형태이다, 물론 모든 결제에 대해서는 아니고 현재는 Polygon, Avalanche,Arbitrum에서의 USDC 결제들에만 적용된다). 이외에도 암호자산을 통해 구독 서비스를 결제할 수 있도록, 머니 스트리밍도 가능해서 단순 결제 뿐만이 아니라 꾸준하게 결제를 해야하는 상품도 지원된다. 필자가 위에서 언급했듯, 동남아 시장의 금융 인프라가 열악한 만큼이나 Suberra같은 서비스가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그 행보를 지켜봐볼만 한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4. 마치며

지금까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블록체인과 암호자산이 가지는 의미, 그리고 동남아시아 시장과 관련된 흥미로운 통계, 마지막으로 동남아시아 국가에 본사를 둔 유망한 블록체인 & 암호자산 기업들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블록체인 기술은 다양한 장점들이 있지만, 인터넷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만 있다면 전 세계 어느 사람들에게나 동등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혁신적으로 여겨져왔다. 그리고 그러한 기술적 특성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같이 비교적으로 인프라가 열악한 국가들에게 큰 기회로 작용되고있다. 물론 아직 규제도 불분명하고, 활발한 개발자 커뮤니티가 구축되어야 하겠지만, 이들에게 있어서 블록체인 기술은 여러 의미에서 큰 기회일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직까지 동남아시아 시장은 ‘소비자 위주’의 시장이라는 점이다. 암호자산을 많이 들고있고, 많은 트랜잭션들을 발생시키긴 하지만, 블록체인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어나가는 리더십은 부재해보인다. 하지만 현재 블록체인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동남아 유저층들이 2021년도에 들어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단순히 블록체인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서 다양한 프로덕트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하거나, 투자를 고민중이라면 동남아시아 시장을 주목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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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필러스는 서울에 거점을 둔 글로벌 블록체인 리서치 회사로,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블록체인 리서처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탄탄한 리서치와 거버넌스 기술을 통해 다양한 시장 플레이어들이 블록체인 산업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프로토콜의 한국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Writer: Steve Kim, Co-Founder and CEO at Four Pill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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