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금융과의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탈중앙화 금융

블록체인 위의 탈중앙화 금융(이하 디파이)은 기존 금융 시장의 불투명성, 중개인 비용, 높은 진입장벽 등을 해결하며 시장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근래, 디파이 산업은 더 높은 자본효율성을 위해 토큰, NFT 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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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stitutionalization of DeFi: Bridging Traditional Finance and Decentralized Finance
들어가며

블록체인 위의 탈중앙화 금융(이하 디파이)은 기존 금융 시장의 불투명성, 중개인 비용, 높은 진입장벽 등을 해결하며 시장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근래, 디파이 산업은 더 높은 자본효율성을 위해 토큰, NFT 등의 온체인 한정적인 자산을 넘어 현실 세상의 자산 및 실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시도가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실 세상의 자산을 디파이 시장으로 가져온다는 것은 양측 모두에게 매력적인 사업이 될 수 있습니다. 디파이 프로토콜 입장에서는 온체인의 수백 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자산을 끌고 와 막대한 유동성 및 사용자를 들여올 수 있으며, 현실 세계의 기업 측에서는 국경에 제한 없이 금융 시스템이 제대로 자리잡지 않은 제3국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운영 비용을 감소시킴으로써 소비자에게 유리한 자본 비용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즉, 전통 금융과 탈중앙화 금융 시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디파이의 제도화(The Institutionalization of DeFi)”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디파이 프로토콜과 현실 세계의 자산이 온체인 및 오프체인의 벽을 넘어 서로 긴밀하게 상호작용하고 있는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메이커다오(MakerDAO)

메이커다오(MakerDAO)는 이더리움 위의 대표적인 담보 대출 플랫폼으로, 사용자는 ETH 등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메이커다오의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 DAI를 발행할 수 있습니다. 메이커다오는 2021년 중순부터 현실 세계의 자산을 활용하여 DAI를 발행하는 RWA 볼트(Real World Asset vault)를 운영 중이며, 현재 이는 메이커다오의 주요 수입원으로 그 입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현재(23.06) 메이커다오의 자산 종류별 수익에서 RWA는 약 66%를 기록하고 있으며 총 자산 규모는 약 $1.3b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메이커다오 자산 종류 별 수익(상단 남색이 RWA), 출처: Dune
메이커다오 자산 종류 별 수익(상단 남색이 RWA), 출처: Dune

RWA 볼트 규모, 출처: Dune
RWA 볼트 규모, 출처: Dune
 

현재 메이커다오에는 총 9개의 RWA 볼트가 존재합니다. 각 볼트 별로 다른 자산을 취급하고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MIP65: 미국 단기 국채(80%) 및 투자 적격 등급의 회사채(20%)
  • Blocktower: 핀테크 및 비은행 대출 기관에 대한 투자 상품
  • OFH - SocGen: AAA 등급 모기지(mortgage) 담보 대출
  • ConsolFreight: 화물 선적 서류 담보 대출
  • FortuneaFi: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실물 자산
  • Habor Trade Credit: 수출 대금 매출채권
  • New Silver: 주거용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담보 대출 및 모기지(Mortgage) 담보 대출
  • 6S Capital: 상업용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담보 대출
  • HVBank: 헌팅던 밸리 뱅크(HVB)가 제공하는 다양한 대출 상품

이 중 2022년 10월 모습을 드러낸 MIP65는 출시와 동시에 메이커다오의 대표적인 RWA 볼트로 도약하며 현재는 전체 RWA 볼트 규모 중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실물 자산을 담보로 DAI를 발행하는 메이커다오의 기존 RWA 볼트와 다르게 MIP65는 DAI의 안정적인 1달러 페깅을 위하여 담보 내 USDC를 활용하여 미국 단기 국채(80%)와 투자 적격 등급의 회사채(20%)를 구매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이는 스위스의 디지털 자산 은행 Sygnum을 통해 전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블랙락(BlackRock)의 iShares ETF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메이커다오는 MIP65를 통해 DAI의 가격 안정화, 국채 매입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에 더불어 현실 세계의 기업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막대한 규모의 실무 자산을 보유하는 디파이 프로토콜로 거듭나게 된 것입니다.
 

싱가포르 통화청(MAS)

싱가포르 통화청(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 MAS)은 당국의 중앙은행 및 금융규제당국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MAS는 작년 11월, 전 세계적인 투자 은행 ‘JP 모건’, 일본계 SBI 은행의 자회사 ‘SBI 디지털 자산 홀딩스’, 그리고 싱가포르 최대 규모의 은행인 ‘DBS 은행’과 함께 ‘프로젝트 가디언(Project Guardian)’이라는 이름 하에, 국가 간 화폐 및 국채 거래를 퍼블릭 블록체인을 통해 수행하는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해당 시범 사업에서는 일본의 JPY(옌)과 싱가포르의 SGD(싱가포르 달러) 간의 외환 거래 및 일본 국채와 싱가포르 국채의 거래가 이루어졌습니다. 해당 실물 자산들은 모두 토큰화되어 온체인에서 실시간으로 거래되었으며, 해당 거래는 대표적인 디파이 대출 프로토콜 ‘아베(Aave)’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포크(fork)하여 폴리곤(Polygon)이라는 퍼블릭 블록체인 위에 배포한 컨트랙트를 통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MAS는 이번 실험에서 다음 네 가지의 목표를 이루고자 하였습니다.

  1. 퍼블릭 블록체인을 사용하여 디지털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상호 운영적 네트워크 확보
  2. 국가 간 거래에 사용될 수 있는 디파이 프로토콜 구축
  3. 예금취급기관이 발행한 토큰화된 자본의 사용가능성 검토
  4. 시장 조작과 운영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디파이 프로토콜 규제 방안 고안

프로젝트 가디언과 더불어, 디파이 프로토콜의 활용을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MAS의 시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MAS는 최근 전 세계 2위의 스테이블코인 USDC의 발행사 써클(Circle)에게 주요 결제 기관(Major Payment Institution, MPI) 라이센스를 부여하였습니다. 해당 라이센스를 통해 써클은 싱가포르의 여러 기관에게 USDC를 활용한 디지털 결제 서비스 및 국내외 자금 전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출처: Circle 트위터
출처: Circle 트위터
 

마치며

기존 디파이 프로토콜부터 세계적인 금융 기관 및 각국의 정부 부처까지 현실 세계의 자산을 온체인 상으로 가져오기 위해 지속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미성숙한 시장 여건으로 인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여럿 남아있습니다. 디파이 시장 규모는 전통 금융 시장 규모의 0.5%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성장이 지체되고 있으며, 현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필두로 한 규제 리스크 역시 상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탈중앙화 금융 시장에 더 많은 자본이 유입되고 적절한 규제 체계가 구축될수록, 현실 세계와 디파이를 연결시키려는 사업은 더욱 매력적으로 변모해 갈 것입니다. 다가오는 변화의 바람 속에서 전통 금융과 디파이는 각자도생의 길을 걷는 방안보다 서로 융합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선택을 통해 금융 시장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루어질 수많은 시도를 우리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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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Declan Kim, Research Analyst at DeSpread

#DeFi #MakerDAO #DeSpread